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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 & UX

"UX디자이너"

by 시몽 2021. 6. 30.

디자이너로서 요즘 채용공고를 쭉 보다 보면 "UX 디자이너"라는 포지션을 많이 보게 된다. 예전에는 보통 UI/UX 디자이너, UI 디자이너였지만 근래에는 UX/UI 디자이너, UX 디자이너로 적는 게 유행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많이 보게 된다. 단순하게는 단어의 배열을 바꿔서 'UI보다는 UX가 중요하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현상은 예전부터 UX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UI가 먼저냐 UX가 먼저냐라는 토론이 간혹 보이곤 했는데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급의 질문처럼 개인적으로는 느껴진다. 그렇다면 UX라는 게 뭘까

 

대부분 알겠지만 UX는 사용자 경험의 약자이고, 디자인에서의 의미를 풀어보자면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다. 이걸 굳이 또 풀어서 해설하자면 서비스 혹은 제품을 사용자의 입장에서 설계한다는 의미이다. 이거 완전 당연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대척점에 있는 '기능 중심 디자인'이라는 것도 있다. 기능 중심 디자인의 경우 현재에도 SI업계에서는 명맥이 이어지고 있지만, 쉽게 설명하면 기능들을 한 화면에 쭉 나열하고 사용자에게 '알아서 찾아 쓰세요~'같은 느낌이다. 사용자에게 불친절하고 비교적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 기능 중심 디자인은 망하겠다는 이야기고 솔직히 일부러 기능 중심의 디자인을 요구해도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오히려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구축되어온 UI 디자인 방법론은 자연스럽게 사용자 중심 디자인 즉 UX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이고,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테이스트 혹은 실험적인 인터페이스가 적용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인 사용자 경험으로 다시 돌아가서 한번 예를 들어보자면, 만약 어떤 서비스가 디자인 영역은 양호하지만 개발된 영역은 최적화가 좋지 않고 오류가 많다고 가정해보자, 사용자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좋은 경험일까? 그럼 "UX개발자"를 채용하면 해결이 될까? 왜 UX마케터는 없고, UX오퍼레이터는 없을까? 왜 하필 UX 디자이너만 있을까? 심지어 디자이너가 모든 직군을 통솔하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UX를 시각적인 것에 한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비스를 설계하거나 만드는데 참여한 경험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것 외에도 많은 요소가 있다는 걸 알 것이다. UX는 디자인을 넘어선 포괄적인 개념이고, 나에게 "UX 디자이너"라는 단어는 '응~ UX는 니 몫이야~ 알아서 해~'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좋은 UX는 어떻게 실현이 될까? 간단하다. 모든 팀원들이 사용자 중심의 사고로 디자이너는 좋은 UI디자인, 개발자는 좋은 알고리즘 및 코딩, 마케터는 좋은 마케팅을 하면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직군 간에 원활한 협업과 서로를 이해하는 사고라면 다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디자이너지만 프론트엔드에 아주 살짝 발을 담근 것도 이런 이유이다.

 

언뜻 보면 UX를 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는 "UX 디자이너"라는 단어가 살짝 낯 뜨겁게 느껴진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스스로를 "UI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걸 선호한다. 이렇게 좋은 UX라는 개념을 모든 직군이 누렸으면 하는 안타까움에 포스트를 작성해보았다. 만약 이 포스트를 읽어보고 (조금이라도) 동의한다면 우리 모두 "UXer"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맺음말 : 요즘의 UX디자이너는 정확하게는 UX리서처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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